첫 스웨터 뜨기. 그 결과. 망함

울웨어하우스 Woolwarehouse에서 주문하여 무려 2개월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도착한 ‘드롭스 폴라리스(Drop Polaris)’ 울.(울100%)

실이 너무 두꺼워서 깜짝 놀랐어. 이런 실을 써본 적이 없는데… 실패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

내가 짜는 스웨터는 Frankie’sweater.초보자에게 만만해 보여서 골랐다. 두꺼워 폭신폭신 빠르게 뜰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몇 줄 뜬 것 같지는 않지만 무럭무럭 자라는 게 보여서 기분이 좋았다. 금방 퍼 입을 생각에 들떴다.

톱다운이 아니라 앞면과 뒷면, 팔을 따로 짜서 꿰매는 형식의 스웨터다. 어느새 앞뒤를 완성했고 이어 목 부분까지 마쳤다. 목 칼라를 열 때는 코 줍기가 어려워 약 3회 정도 문지르고 다시 떴다. 눈알이 떨어지냐고.그래도 여기까지 뜨니 이제 스웨터 완성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가슴이 벅찼다.

이제 팔을 뜨기 시작한다. 4가지 패턴 중 seed 스타일의 패턴을 선택했다. 쿠션이 뜰 때도 이 모양이 뜨는 건 귀찮지만 결과가 마음에 들었다.근데 이노무실… 털이 자꾸 날리는 동안 재채기를 얼마나 했는지 모르겠다. 울 알레르기가 있는 것처럼 수없이 재채기를 했다. 옷에는 털이 달려 있어서… 입을 수 있을까 걱정되기 시작했다.팔과 몸통을 잇다. 망할까 봐 유튜브 영상을 여러 번 보고 나왔는데 팔이 가운데 맞지 않아 또 여러 번 풀었다.정말 짜증나는 순간이었어.하… 지금 생각해도 짜증나.짜증나는 순간을 지나 겨우 완성된 스웨터!!!!!!!!는 행복했다.앞면에 약간의 실수가 있지만 자세히 보면 알 수 없다”며 “첫 스웨터라 잘 입어줄 줄 알았다.한파 때 입으면 딱일 것 같은 스웨터.접으면 엄청 두꺼워. 옷장 부피가 클 것 같아?그런데 털이 많이 튀어서 옷에 달라붙어서 나갈 때 입기 전에 일단 빨래를 해보려고 했는데…이건 정말!! 정말!! 정말!!!!!!!!!!!!!!!!!!!!!!!!!!!!!!!!!!!!!!!!!!!!!!!!!!!!!!!!!!!!!!!!!!!!!!!!!!!!!!!!!!!!!!!!!!!!!!!!!!!!!!!!!!!!!!!!!!!!!!!!!!!!!!!!!!!!!연휴 기간이라 세탁소는 문을 닫았고 손 씻기밖에 방법이 없어서 세탁기에 울 코스를 이용하려고 했다. wwwwwwwwwwwww 아 짜증난다.ㅋㅋㅋ손빨래하기 귀찮지만 울코스면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러면 안돼…모직이 뒤엉켰다. 완전히 굳어졌다. 돌멩이가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부피가 큰 스웨터는 물에 젖으면 덤벨 또는 무기가 됐다.뭐랄까… 되게 두꺼운 펠트가 돼버렸어.검색해보니 수축하면 젖은 상태로 늘리면 된다는데 남편과 내가 아무리 양쪽에서 잡아당겨도 얼마나 얽혀 있는지 절대 늘지 않았다. 저녁시간에 내가 좋아하는 단골집에서 돈가스를 시켰는데 이 모양으로 된 옷을 보자마자 입맛이 없어졌다.닷새 동안 퇴근하고 조금씩, 그리고 연휴 동안 열심히 짠 옷들이 아이들 옷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무거워서 아이도 못입을 정도로…… 눈물 스웨터 갑자기 미우미우 크롭 니트가 떠올랐다. 안녕히 계십시요。열심히 뜬 팔 패턴도 보이지 않는다. 흐흐흐 완성은 했지만 밖에서 한번도 입지 못하고 빨래로 망해버린 나의 첫 뜨개질 스웨터. <여기서 얻은 교훈> 다음에는 반드시 드라이클리닝을 하러 간다. (아무래도 손 씻기에는 자신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