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범죄기네스북 글 : 이윤호 그림 : 박지숙 출판사
일부러 시간과 돈을 들여 기네스북 등록을 노리는 사람이 있다. 각자 삶의 목표는 다르다지만 과연 기행에 가까운 행동으로 기네스북 1위를 차지하면 남는 것은 무엇일까 왠지 모르게 허탈하기도 하다.(이들에게는 최고의 목표이자 행복일 테니 그 부분은 존중해야 하는데…) 오늘은 좀 특별한 기네스북을 만났다. 아마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 가운데, 훗날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싶어 발광한(?) 작자는 극소수가 아닐까 싶다. 기록으로 보는 범죄의 세계! 범죄 기네스북. 대한민국 최고의 범죄학자 이윤호 교수와 독자적인 화풍을 구축한 박진숙 작가의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 부부이자 사업 파트너인 두 사람은 이전에도 수차례 함께 작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고 있어도 모르지만 알면 알수록 놀라운 범죄의 세계로 출발!
인디애나 존스처럼 살며시 발을 들여놓은 범죄의 세계, 시작은 비교적 가벼웠다. 세계 최고의 도난품! 1911년 모나리자가 도난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2년 뒤 범인을 검거해 그림을 되찾았지만 도난 당시 28시간 동안 도난 사실을 모를 정도로 이 작품이 홀대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 지금이야말로 루블 최고의 보물이지만 당시는 서서히 가치를 재평가받은 시점이라 아직 인기가 미미했던 것 같다. 명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 작품의 행방을 모른다면 얼마나 위험했을까! 한편 안타깝게도 찾지 못한 명화도 있다. 36점가량의 아주 적은 작품을 남긴 요하네스 벨메르. 1990년 도난당한 이 작품의 행방이 여전히 불분명한 상황이다. 아니, 작품도 몇 개 없는데 도대체 누가 혼자 꾸미고 있는지 돌려줘! 빈집털이에 들어간 집이 하필 프로레슬링 선수의 집이라 목이 졸렸고, 이미 도둑맞은 집에 다시 들어가 현장에서 체포되기도 했으며, 맥샷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위치추적으로 검거된 어리석은 범죄자들의 말로는 실소를 터뜨렸다. 잔인한 연쇄살인범이 많을 줄 알았던 일본이 의외로 살인율이 낮은 나라에서 세계 2위를 기록하고 한국이 세계 4위라니 도대체 다른 나라는 얼마나 무서운 상황일까.
인간임을 포기한 악마들의 범죄 기록이 나왔을 때는 손이 부르르 떨리고 가슴이 아팠다.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등을 돌며 300명이 넘는 여아를 살해한 소아성애자 페드로 알론소 로페즈. 세계 최다 희생자를 낸 연쇄살인범인 그가 정신병을 빌미로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니 대체법이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알 수 없다. 그 다음을 기록한 콜롬비아의 연쇄 강간범이자 살인범인 루이스 알프레드 카라비트는 앞서 등장한 페드로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 폭력, 성적 학대, 방치…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잔혹한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이지만 얼마라고 악마가 될 권리와 범죄의 타당성이 허용되지 않는다. 루이스의 경우 2021년 출처를 앞두고 있다고 하던데 지금쯤 나오지 않을까요. 콜롬비아는 대체 치안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곤란하다. 사비를 들여 거액을 투자해 경찰차를 구입한 디트로이트 경찰청장, 각종 방화사건과 테러, 환경범죄 및 기업범죄 등 다양한 주제로 조사하는 범죄기록은 알면 알수록 새로운 것이었다. 세계 최다 희생자를 낳은 방화 사건이 다름 아닌 한국의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라는 사실에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부디 이 범죄 기록을 반면교사로 삼아 범죄 없는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가 되기를 꿈꿔본다.
당당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흥미롭게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P.S) 심슨도 사랑한 벨멜의 <콘서트>. 그 귀중한 작품의 사진을 함께 업로드하면 전 세계를 누비는 진짜라고 의심되는 이 작품을 보시면 반드시 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인류의 유산인 아름다운 명화, 여러분의 관심과 노력으로 꼭 찾아오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