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는 어떤 방식으로 운전대를 조작할까요? 1994년 한국 최초의 자율주행차 논문을 고려대 연구실에서 발표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자율주행차는 주로 하드웨어 제어에 집중했습니다. 당시에는 자동차를 정교한 기계가 맞물린 기계공학의 진수만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동 운전 자동차의 가속 방식은 가속 페달을 직접 물리적인 힘으로 누르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논문을 보면 핸들을 조작하고 진공 시스템으로 가속페달이나 브레이크 같은 제동 시스템을 제어하는 데 자율주행 기술이 많이 사용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동차를 조작하기 위해서는 사람이든 로봇이든 페달에 힘을 주는 기술이 필요했던 겁니다.
자동차 기술의 진보에 의해 지금의 자율주행 자동차는 물리적으로 제어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이제 자율주행 자동차는 소프트웨어의 힘에 의지해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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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스탠리 제작자들은 소프트웨어에 집중했습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머신러닝을 핵심 기술로 활용해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이제 네모난 물체는 바위요, 움직이는 물체는 새라는 식으로 규칙을 하나하나 입력하지 않습니다. 슬렌이 자동차가 스마트하게 움직이려면 두세 가지 법칙이 아니라 수만 가지 법칙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그렇게 많은 규칙들을 일일이 입력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자율주행차는 베이스 정리 Bayes’The orem이라는 유명한 공식에 따라 운행됩니다.
베이즈의 정리는 18 세기 영국의 목사 토마스 베이즈가 증명한 확률에 관한 공식적인 것입니다. 생전에 그는 수학 관련 책을 출판하지 않았고, 그의 공식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렇게 잊혀졌던 공식은 19세기 프랑스 수학자 피에르 시몽 마르키스 드라플라스가 그의 업적을 정리하고 베이스의 정리로 발표하면서 빛을 발하게 됩니다. 참고로 라플라스는 나폴레옹의 수학 스승이기도 합니다. 라플라스의 가르침을 받은 나폴레옹은 앞에서 보았듯이, 메케니컬 터크와 같은 기계에 관심을 보입니다.
베이스 정리는 위와 같습니다 사전확률과 사후확률의 관계를 나타내는 단순한 수학적 정리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베이스의 정리에는 수학의 정리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수학적으로는 아주 간단한 형식에 불과하지만 철학적으로는 놀라운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베이스를 정리하는 것은 우리의 고정관념을 흔들어요. 확률이라는 것은 아주 작은 것으로, 세상에는 절대 원칙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무엇이든 신중하게 관찰하고 의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베이스 정리는 확률을 신뢰로 바라보며 업데이트 해 나갑니다. 그럼 베이스 정리가 자율주행 자동차와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요? 자율주행차는 항상 불안해요. 자율주행차가 받아들이는 건 하나도 확실치 않은 신호일 뿐이에요. 자율주행차는 이러한 악조건에서도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안전한 경로를 주행하여야 합니다. 이때자율주행자동차의상황판단은수학문제처럼단하나의규칙만으로쉽게해결되지않습니다. 주행 중에 도로를 보면서 가야 하는 구간과 가지 말아야 하는 구간을 끊임없이 판단해야 합니다. 안전 구간이라면 안전하다는 신호를 끊임없이 업데이트하고, 위험 요소를 발견하면 위험하다는 신호를 끊임없이 업데이트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에신뢰를업데이트하는베이스의정리를활용합시다. 자율주행차는 새로운 신호가 켜질 때마다 기존의 신뢰를 새로운 신뢰로 바꾸지 못해요.
이 강의를 간단하게 풀어봅시다. 처음에는 전혀 위험하지 않은 구간이었지만, 라이더로 감지해 보면 다소 위험할 것 같습니다. 이제 그곳을 다소 위험한 구간으로 인식합니다. 이번에는 레이더로 확인한 후 장애물을 감지하여 더 위험한 구간이라고 확신합니다. 이제 자동차는 절대 그 구간으로 가지 않아요. 위험하다는 것이 거의 확실시되기 때문입니다. 설령 특정 센서가 안전하다는 신호를 보내도 이미 상당히 위험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위험률은 좀처럼 낮아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안전하다는 신호가 유입이 되면 다시 위험 확률은 조금씩 낮아집니다. 이처럼 자율주행차는 다양한 신호를 받아 신뢰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면서 운전합니다.
이처럼 자율주행차는 신뢰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기 위해 다양한 센서를 통해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만약 GPS만을 이용해서 도로를 주행한다고 가정한다면 터널에 들어가거나 지하도를 통과할 때는 GPS가 작동하지 않아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따라서 자율주행차는 각 센서의 약점을 보완해 주는 다양한 센서를 병행 활용합니다.미래는 인공지능을 이해하는 사람의 것이다 카카오 현대차 AI팀장이 말하는 세계에서 가장 유용한 IT가이드
이 책은 이처럼 인공지능이라는 도구가 주어진 시대에 다양한 사람이 인공지능을 이해하고 자기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쓰였다. 관련 공부를 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 과학 수학에 익숙하지 않은 문과생들까지도 인공지능 기술의 역사와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교양 차원에서 쉽게 해설하고 있다.